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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바의 미드 감상문

위스키 카발리어 소개 및 시즌1 1화, 2화 감상 리뷰

개인적으로 2018-2019 정규시즌 신작 중에 가장 기대가 컸던 위스키 카발리어(Whiskey Cavalier) 시즌1 1화, 2화를 감상했습니다.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 매기 역의 로렌 코헨(Lauren Coren)이 워킹 데드 시즌9 출연 분량을 줄이면서까지 출연에 의욕을 보였던 작품이라 많은 분들의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죠.

 

릭와 칼, 글렌 등 주요 캐릭터 하차에 거버너, 네간 등 슈퍼 빌런 정리가 끝났고, 전개가 지루하다, 맨날 똑같은 얘기다... 등등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워킹 데드라지만 자기 의지로 이정도 인기작 출연 분량을 줄인다는 건 쉽지는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요. 과연 로렌 코헨의 선택은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을까요?

 

위스키 카발리어 포스터

시즌1 1화, 2화 2편의 에피소드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친숙함입니다. 친숙함이라는 단어로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좋게 말하면 친숙함, 나쁘게 말하면 어디서 많이 봤던 느낌...이랄까?^^

 

위스키 카발리어는 가벼운 코미디 첩보물 미드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FBI, 여자 주인공이 CIA인데 한 사건에서 엮여서 한 팀이 되어, FBI와 CIA에서 차출된 몇몇 서포터 요원들과 함께 한 에피소드에 한 사건씩 해결해나가는 구성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수사물 미드의 구조라고 할 수 있죠. 이런 구조의 시리즈물의 장점(?)이라면 에피소드 20여개 이상의 풀시즌 제작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기가 없어서 캔슬되지 않는다면 장기 롱런 시리즈가 될 가능성도 높죠. 현재 대표적인 장기 롱런 시리즈인 NCIS나 로 앤 오더:성범죄전담반(Law & Order:Special Victims Unit)가 이와 같은 구조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또 성향이 다른 남녀 주인공이 투닥거리면서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전개(그러다 결국 정분이 나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미 익숙한 검증된(?) 방식이지요. 

 

캐슬(Castle), 본즈(Bones), 멘탈리스트(The Mentalist), 그리고 아직 방영 중인 루시퍼(Lucifer) 등 법집행기관의 이니셜만 다를 뿐이지 언뜻 떠오르는 비슷한 분위기의 미드 작품만 해도 여러 개네요. 방송사를 옮겨서 간신히 시즌3를 이어가게 된 루시퍼를 제외한다면 캐슬 8시즌, 본즈 12시즌, 멘탈리스트 7시즌 등 롱런을 한 인기작들입니다. (루시퍼도 롱런은 아니지만 팬들의 성원으로 리뉴얼에 성공했으니 인기작에 넣어도 되겠네요.)

 

그럼 캐슬, 본즈, 멘탈리스트, 루시퍼 등 작품의 롱런 인기요인과 위스키 카발리어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특별한(?) 소재

캐슬, 본즈, 멘탈리스트, 루시퍼 등 앞서 말씀드린 작품들이 모두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수사물이긴 하지만, 캐슬의 경우 소설가, 본즈는 뼈 전문가, 멘탈리스트는 영매로까지 속임이 가능한 관찰 전문가(?), 루시퍼는 아예 남자 주인공이 천사(악마?)라는 특수한 소재가 곁들여져 있습니다. 이 특수한 소재가 비슷비슷한 수사물 사이에서 각 작품들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위스키 카발리어는 이 부분을 남녀 주인공이 국제 스파이라는 점에 기대고 있습니다. 국제(?) 스파이라는 특성상 매회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여러 나라의 화려한 공간적 배경을 십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화, 2화 2편에서만도 러시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등 여러 나라를 배경으로 합니다. 물론 모두 현지 로케인지는 모르겠지만요^^.(첫 촬영을 체코 프라하에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는 했습니다.)

 

또 CIA에서 파견 나온 서포트 요원이 제공하는 007 비밀무기들 보는 맛도 있습니다. 1화에서는 무려 탐폰(?) 폭탄이 나오기 했습니다.^^

 

 

2. 매력적인 남녀 주인공

남녀 주인공들이 투닥거리며 끌고 나가는 시리즈에 남녀 주인공들의 매력도를 간과해서는 안 되겠죠. 본즈는 제가 많이 안봐서 모르겠지만, 캐슬의 캐슬, 멘탈리스트의 제인, 루시퍼의 루시퍼 등 남자 주인공 경우는 가히 마성이라 할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각자 특유의 개그감과 유쾌함으로 시리즈 전체를 멱살 잡고 끌고 간다고 표현해야 할까... 물론 독보적인 캐릭터의 남자 주인공 만은 못하지만 여자 주인공들도 매력적이었지요.

 

위스키 카발리어의 경우, 어느 한쪽이 돋보이는 편은 아닙니다만, 여자 주인공 로렌 코헨의 경우 미드계에서 가장 핫한 축에 드는 배우이고, 남자 주인공 스콧 폴리 역시 유닛(The Unit)와 스캔들(Scandal)을 통해 검증된 연기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미남미녀이고, 언뜻 보면 남매같기도 하게 닮은 두 사람의 케미 역시 괜찮은 듯 보입니다.

 

3. 서포트 캐릭터들의 매력

 

캐슬의 하비에르 에스포지토와 케빈 라이언 형사 콤비와 멘탈리스트의 킴볼 조, 웨인 릭스비, 그레이스 반 펠트 등 조연 군단은 따로 스핀 오프를 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으로 빛난 서포트 캐릭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스키 카발리어의 경우, 아직 초반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앞선 작품들보다는 주변 캐릭터들의 매력이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헐리우드에서 유행하는 PC(정치적 올바름) 때문인지 아시안, 라틴계, 아프리카계 인종을 하나씩 섞어놓은 게 눈에 띕니다. 유색 인종 캐릭터 셋이 스마트한 데 비해, 핸들러 역의 백인 캐릭터(작중 캐릭터명이 레이 프린스-왕자의 그 프린스 맞음)가 다소 얼빵하게 나오는 것이 재미있네요. 비르 다스(VIr Das)가 맡고 있는 007의 M과 비슷한 캐릭터는 한 회에도 몇 번씩 화려한 패션쇼를 선보이고 있는데, 어쩌면 게이로 설정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아니면 저의 정치적 삐뚤어짐 때문인지...^^)

 

4. 크리에이터(Creator)의 역량

 

작품을 전반적으로 이끌어나가는 크리에이터의 역량은 미드의 흥행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전반적인 방향을 잡는 것은 물론이고 감독과 작가를 겸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위스키 카발리어의 크리에이터는 데이빗 헤밍슨(David Hemingson)입니다. 주요 필모로는 캐치(The Catch)와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How I Met Your Mother)가 있습니다. 캐치는 2시즌 만에 막을 내린 작품이고,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는 코미디 시트콤이죠. 가벼운 코미디가 섞이긴 했지만 나름 첩보물인 위스키 카발리어를 잘 끌고 나갈 수 있을지 다소 걱정이 됩니다. 

 

코미디 첩보물이라는 장르상 그냥 넘기긴 했지만, 1화, 2화에서도 첩보물이라기엔 허술한 장면들이 여러 번 나오더군요.

 

또 1화에서 투닥거리는 남녀 주인공 사이에 말 많은 흑인 범인(나중엔 요원으로 합류를 하지만), 도망치던 범인이 허공에 총을 쏘자 알아서 코미디 장면처럼 자기가 알아서 돌아오는 장면, 셋에 세고 박힌 상처를 후빈다고 하다가 둘에 후비는 장면, 손이 묶인 상태에서 주머니에서 수갑 열쇠를 간신히 빼내더니 떨어뜨리는 장면 등등 다른 데서 숱하게 나왔던 진부한 클리셰를 연달아 뿌려대면서 다음 장면을 예측하게끔 하는 연출은 그다지 점수를 주기 힘들었습니다. 첩보물과 코미디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할 텐데요.(나중엔 로맨스가 추가되겠지만요^^)

 

참고로 멘탈리스트의 크리에이터 브루노 헬러는 로마(Rome), 고담(Gotham)을 이끌었으며, 신작 페니워쓰(Pennyworth)를 제작 중이며, 캐슬의 앤드류 말로위는 영화 할로우 맨(Hollow Man),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 엔드 오브 데이즈(End of Days)의 작가였습니다.

 


 

이상 캐슬, 멘탈리스트, 본즈, 루시퍼 등 비슷한 유형의 작품과 비교를 해보면서 위스키 카발리어를 소개해드렸는데요. 비교 대상들이 워낙 인기작들이라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위스키 카발리어에게 너무 가혹한 비교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글을 쓰면서 위스키 카발리어 프리미어 시청률을 검색해봤더니 최근 수요일 방영됐던  ABC 작품들 중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하더군요. 물론 프리미어와 피날레는 시청률이 더 잘나오긴 하지만, 암튼 고무적인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위스키 카발리어는 아직 국내에서 정식 방송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한글자막은 좀 늦게나마 나오는 것 같으니 찾아보시면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상 위스키 카발리어 시즌1 1화, 2화 감상 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