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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바의 미드 감상문

[넷플릭스 미드] 얼터드 카본 시즌2 완주 후기(스포 有)

얼터드 카본(Altered Carbon) 시즌2가 공개되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드라 2월 27일 시즌2 전편이 한꺼번에 공개되었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넷플릭스 정책이 너무 맘에 듭니다. 

 

얼터드 카본은 2002년 발표된 리처드 K. 모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입니다.(국내에도 "황금가지" 출판사를 통해 번역본이 나왔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얼터드 카본은 넷플릭스에서 많은 예산을 쏟아부은 것으로 손꼽히는 드라마입니다. 보면 아시겠지만 실사 촬영분보다 CG가 더 많은 거 같은 느낌입니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물에 CG가 많이 사용되면 필연적으로 예산을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겠죠.^^ 예산을 부은 만큼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은가?,,,가 문제가 되겠지만요.

 

인류의 과학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미래(시즌2는 2414년이 배경), 인류는 기억이 저장된 하드 드라이브 개념인 "저장소"가 파괴되지 않는 한, 새로운 육체에 이를 다운로드하는 방법으로 영생을 누리게 된다. 정부는 전체주의를 표방하는 가운데, 이런 방법을 통한 영생이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는다며 반란을 일으킨 세력이 있었지만 모두 임을 당하고 주인공인 타케시 코바치만이 살아남아 의식보류 상태(동면 비슷한 개념)에 처해지게 된다. 

의식보류 상태에서 꺼내져 어떤 고위층의 신변보호를 부탁받는 것이 시즌1의 내용이고. 그 사건으로부터 30년 후의 일들이 시즌2의 내용입니다.

 

소프트웨어인 기억만 남아있으면 하드웨어인 육체를 마음대로 갈아탈 수 있다는 설정이어서, 얼터드 카본의 주인공 타케시 코바치는 시즌2까지 5명의 배우가 연기합니다.(아역은 빼고요.) 게다가 내용 자체가 현실과 가상현실을 넘나들기 때문에 정신을 좀 붙잡고 봐야 하는 드라마죠. 물론 천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미드 "웨스트월드(Westworld)"만큼 말하고 싶은 의도가 복잡한 것은 아닙니다만...^^

 

많은 예산을 쏟아부은 데 비해 건진 것이 신통치 않았던 게 약이 올랐는지, 넷플릭스는 시즌2에 최근 핫한 배우 중 한 명인 앤써니 맥키(Anthony Mackie)를 투입했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시즌1보다는 나았지만 반응이 넷플릭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칠 것 같습니다.

 

꽤 매력적인 세계관을 가졌지만 내용이 부실하고, 전개과정은 산만합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라서 미드 "웨스트월드"와 비교가 자꾸 되는데, 아무래도 웨스트월드와 얼터드 카본의 퀄리티 차이는 두 드라마의 제작 책임자의 역량 차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알리타: 배틀 엔젤" "셔터 아일랜드"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이 정도가 얼터브 카본의 크리에이터 라에타 칼로그리디스의 대표작입니다. 

 

시즌2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타케시 코바치는 저장소가 파괴되면서 완전한 죽음을 장렬하게 맞이합니다만... 잠시 뒤에 타케시 코바치가 살아있다는 암시를 남기는데, 제 생각은 그냥 장렬하게 전사하게 나두고 시리즈를 마쳤어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많은 예산 투입에 비해 결과물이 맘에 안 드는 얼터브 카본과는 반대로, 넷플릭스는 요즘 "블라인드 러브"라는 저예산 리얼리티 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상당한 화제가 되고 있죠. 물론 넷플릭스도 "블라인드 러브" 같은 가벼운 리얼리티 쇼만으로 넷플릭스를 끌고 나갈 수 없다는 걸 압니다. 또 드라마 시리즈에 A급 배우를 캐스팅하거나 많은 에산을 붓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얼터드 카본은 지금까지로 봐서는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SF 미드 시리즈를 원하시면 "웨스트월드"를 보시기 바랍니다. 웨스트월드 역시 시즌1 중반을 견디기는 만만치 않습니다만, 그 후에는 보는 재미가 생기실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터드 카본을 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인간적인 AI 포(Poe) 역을 연기한 이 남자 크리스 코너(Chris Conner) 때문일 겁니다. 나이도 적지 않은 양반인데 여태 눈에 안 띄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