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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쓰는 영원하다! - 영화

일대종사, 왕가위 감독 영화의 결정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이번 주 EBS 세계의 명화는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2013)이네요. 전에 봤을 때 너무 지루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이번에 봤을 땐, 그래도 좀 나았습니다.(물론 중간중간 지루하기 했지만요^^)

 

이 영화를 말하면서 왕가위 감독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많은 영화들이 누가 주연이었는지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영화는 어떤 감독 영화라고 기억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그런 대우를 받는 감독이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어떤 의미로든 칭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 일대종사 역시 당시 중화권 최고 인기 배우 양조위와 장쯔이가 주연을 맡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이 영화를 양가위 감독 영화라고 기억합니다. 물론 영화는 첫 장면부터 이 영화가 양가위 감독 영화라는 것을 여실히, 그리고 충실하게 보여줍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앞에 10분 정도 보면 거의 다 본 거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영상미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의 독백이 흐릅니다. 1초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듯한 감독의 의지가 보인다고 할까요...^^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영화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도 화면의 질감이 다르다는 건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격동하는 중국 역사 속 누군가의 인생을 관조하는 영화로는 <마지막 황제>도 있고, <패왕별희>도 있습니다만, <일대종사>는 그 반열에 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영화 일대종사는 지루합니다. 마지막 황제와 패왕별희는 지루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사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에 하나가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 <열혈남아(1988)>입니다.

 

그 후로 <중경삼림>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동사서독> 등 왕가위 감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영화들이 개봉되었지만, 제겐 <열혈남아>가 왕가위 감독의 최고 작품입니다.

 

<열혈남아>가 왕가위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충분히 왕가위 감독의 분위기는 살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열혈남아>는 지루하지 않다는 겁니다. 열혈남아 이후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더 지루하고 조금 덜 지루한 차이가 있을 뿐 지루합니다. 

 

지루하지 않은 왕가위 영화가 궁금하시다면 <열혈남아>를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