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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영화 찾기

옥토버 스카이(October Sky): 옛날 영화가 주는 감동

옥토버 스카이(October Sky)는 옛날 영화입니다. EBS 세계의 명화 프로그램에서 틀어주는 영화가 대부분 요즘을 기준으로 옛날 영화이고, 이 영화 역시 1991년 작품인 걸 감안하면 충분히 옛날 영화에 들어가는 것이 어색하지 않지만...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옛날 영화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제이크 질렌할과 로라 던의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영화 옥토버 스카이는 옛날 영화의 문법을 교과서처럼 시전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나쁘게 보면 답답할 만큼이지요.

 

주인공의 비범한 출생 파트를 제외한다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영웅소설의 전개 방식을 따르고 있죠.

 

좋지 않은 환경에서 주인공은 주위의 조롱을 무릅쓰고 노력해서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룬다는 극히 극히 교훈적인 해피 엔딩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탄광촌이라는 배경과 고지식한 아버지와 꿈을 쫓는 아들이라는 설정 또한 이 영화보다 훨씬 잘 알려진 <빌리 엘리어트>를 통해 잘 알려진 설정이지요.(이 영화가 1999년 작품이고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 작품이니 빌리 엘리어트 쪽에서 베낀 걸까요?^^)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 전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예상대로 반전도 없는 영화지만, 재미있습니다. 굳이 이 영화가 영화 속 주인공 호머 히컴의 실화라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아도,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꿈을 같이 응원하게 됩니다. 그게 잘 만든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떤 분들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맛에 영화를 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드 엔딩보다는 해피 엔딩이 좋습니다. 비정한 현실 같은 건 현실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게다가 이 영화의 해피 엔딩은 실화이기도 하죠.^^

 

어떤 분들은 이 영화가 너무 미국적이라고 불평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에서 소년들이 실험장의 깃발을 세우는 장면은 노골적으로 2차대전의 이오지마 섬에서 성조기를 세우는 장면에서 따오기도 했고, 소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흑인 아저씨는 2차대전 때 최초의 흑인 전투비행단 레드 테일스의 일원이었다고 말하기도 하니까요.

 

뻔한 줄거리에, "탄광은 아버지 인생이지 내 인생이 아니에요." 따위의 상투적인 대사를 내뱉는 전형적인 인물들간의 전형적인 갈등이 전형적으로 해결이 되고, 미국적 영웅주의마저 어설프게 녹아 있는 이런 영화가 주는 감동은 무엇 때문일까?...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너무 어른이 되어 버려서일까요? 아니면 아직도 어른이 되기 싫어서 발버둥치는 피터 팬 증후군 환자여서 그런 걸까요?

 

이제는 너무 달아 찾지 않던 그 커다랗고 네모난 초코릿 바가 당기게 하던 영화 옥토버 스카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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